안녕하세요. XCONDA를 만드는 큐브베리 대표 이진서입니다.

지난 글 「AI 영상의 '9컷의 저주'」에서 컷이 넘어갈 때마다 붕대가 반대 팔로 옮겨 가고, 혈흔이 사라지고, 창틀이 나무에서 금속으로 바뀌는 사례를 보여드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편에서 해법을 이야기하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KBS 다큐<한국전쟁이동외상센터>의 부상병  재연 장면

KBS 다큐<한국전쟁이동외상센터>의 부상병 재연 장면

다음 컷부터 붕대 위치와 혈흔이 바뀐 장면

다음 컷부터 붕대 위치와 혈흔이 바뀐 장면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영상 AI는 앞 컷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기억을 AI에게 맡기지 말고, 사람이 정해서 매 컷 다시 알려줘야 합니다. 공간은 TURN으로, 얼굴과 구도는 FLEXBOARD로, 이어져야 하는 상태는 레퍼런스와 프롬프트로 고정합니다. 이 글은 지금 XCONDA에 있는 도구만으로 그 순서를 따라 하실 수 있게 정리했습니다.

왜 AI는 앞 컷을 잊을까요

영상 AI는 컷을 만들 때마다 처음부터 새로 그립니다. 앞 컷에서 소총 전술등을 켰다는 사실을 따로 기억해 두지 않습니다. 프롬프트에 "같은 현우"라고 써도, AI는 "현우"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그림을 다시 상상할 뿐입니다. 그래서 전술등이 꺼지고, 무전기가 반대쪽 어깨로 옮겨 가고, 조끼 위에 없던 재킷이 생깁니다.

드라마 현장에서는 이 문제를 사람이 해결합니다. 촬영장에는 스크립터라는 스탭이 있습니다. 컷마다 배우의 옷매무새, 손에 든 소총, 무전기 위치, 어떤 옷을 입었는지, 비에 젖은 정도까지 적어 두고, 다음 컷을 찍기 전에 맞춰 줍니다. 컷이 튀지 않는 건 배우가 기억을 잘해서가 아니라, 누군가 기록하고 대조하기 때문입니다.

AI 영상에도 이 역할이 필요합니다. 아래 5단계는 그 스크립터의 일을 XCONDA 안에서 나눠 맡기는 방법입니다.

1단계. 공간부터 고정합니다: TURN

창틀이 컷마다 바뀌는 문제는 대부분 공간을 매번 새로 상상하게 둔 데서 생깁니다. 실사 현장에서 세트를 먼저 짓고 그 안에서 며칠씩 찍는 것처럼, AI 영상도 공간을 먼저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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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ONDA 'TURN' PREVIEW 화면>

실제 작품에서는 이렇게 씁니다. 저희 〈콜드사이트〉 스핀오프의 공간을 TURN으로 만든 과정입니다.

TURN으로 〈콜드사이트〉 공간 만드는 과정

TURN으로 〈콜드사이트〉 공간 만드는 과정

〈콜드사이트〉의 오버숄더 장면이라면, 여주인공이 문을 열고 들어간 방을 TURN으로 먼저 만들고, 남자 주인공 쪽에서 본 시점과 여주인공 쪽에서 본 시점을 같은 세트 안에서 뽑으면 됩니다. 같은 방에서 카메라만 돌린 것이니 창틀이 바뀔 이유가 없습니다.